서 론
비강 및 부비동은 해부학적으로 두개저에 인접하고 있어 부비동 내시경 수술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. 그래서 해부학적 이해가 부비동 내시경 수술에 있어 합병증 예방 및 성공적인 치료 효과를 위해 필수적이다.
후각와(olfactory fossa)는 뇌기저부 손상과 수술적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고려해야 할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물이다. 사골 뇌기저부는 사판(cribriform plate)과 사골 지붕(ethmoid roof)으로 구성되어 있다. 이 두 구조물은 의인성 뇌기저부 손상의 일반적인 부위로 알려진 약한 영역인 사판의 측벽을 통해 연결된다. 수술 과정에서 이 부위에서 부적절한 기구 사용, 중비갑개 상부의 무리한 조작이나 골절로 인해 손상이 발생될 수 있다.
Keros [1]는 후각와의 깊이를 3단계로 분류하였다. 사판측벽의 길이(Lateral lamella length, LLL)에 따라 I형은 1~3 mm, II형은 4~7 mm 그리고 III형은 7 mm 이상으로 구분하였다. 부비동 내시경 수술 중 LLL이 길수록 사판측벽의 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. 따라서 Keros III형이 I형보다 뇌기저부의 손상 위험이 더 크다.
한국인을 대상으로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(CT)을 이용한 사판측벽(Lateral lamella of cribriform plate)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. 이에 저자들은 부비동 CT을 이용하여 한국인 성인의 좌, 우측 LLL을 각각 계측하였다. 그 결과를 통해 첫째, 좌, 우측간의 LLL차이가 있는지, 둘째, 남녀간에 LLL차이가 있는지, 셋째, LLL에 차이가 보인다면 어떤 인자가 LLL에 영향을 주는지 통계 분석하였다.
대상 및 방법
대 상
2017년 7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본 병원에 내원하여 부비동 CT을 했던 18세에서 70세까지 총 29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. 대상군은 남자는 160명, 여자는 136명, 전체 평균나이는 46.3±14.7세였다. 연구대상군의 선정에서 부비동 단층 촬영을 통한 방사선 계측에 혼돈을 줄 수 있는 심한 다발성 코폴립, 코 수술 기왕력, 과거 안면 골절, 종양성병변과 낭종성 병변이 있는 경우는 제외하였다. 본 연구는 원광대학교병원 기관심의위원회의 승인(2020-06-011-001)을 받고 수행되었다.
결 과
편측간의 Lateral lamella length(LLL)
우측의 평균 LLL은 5.48±1.78 mm, 좌측은 5.91±1.91 mm로 양측간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(p=0.005).
남녀간의 LLL
남자에서 평균 LLL은 5.76±1.99 mm, 여자에서는 5.62±1.68 mm로 남자에서 보다 더 길었으나 성별간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(p=0.374).
LLL에 대한 다인자 분석
LLL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대한 다중선형회귀분석 결과 연령, 편측에 대해 연관성을 가졌으며(각각, p=0.003, p=0.005), 남녀간에서는 연관성을 가지지 않았다(p=0.425) (Table 1). 다중선형회귀분석 결과, 편측 중 좌측, 나이는 적을수록 LLL 증가 예측을 위한 독립 변수들이었다.
고 찰
두개골의 뇌 기저부, 특히 사골와(fovea ethmoidalis) 부위는 부비동 내시경 수술 중에 천공될 수 있어 뇌 손상, 출혈 및 뇌척수액 누출로 이어질 수 있다. 한 연구는 안와로부터 전방 사골 동맥의 출구 부위를 전방 사골 지붕, 후 사골동과 접형동과의 접합부를 후방 사골동 지붕으로 구분할 때, 전방 사골 지붕이 후방 사골동 지붕에 비해 좌, 우측 사골 높이의 비대칭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하였다[3].
좌, 우측 사골 지붕의 대칭 여부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. Lebowitz 등[4]은 200명의 부비동 CT에서 사골 지붕의 높이를 측정하였는데 좌우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. Jones 등[5]의 151명의 부비동 CT 연구에서 사판의 높이에 대해 좌우의 통계적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. 이란인 600명의 부비동 CT 연구에서 좌, 우측의 평균 LLL은 각각 4.93±1.97 mm 4.17±1.69 mm로 좌측이 우측보다 길었으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[6]. 앞의 연구들과는 다르게 Zacharek 등[3]은 100명의 부비동 CT을 분석한 결과 우측이 좌측에 비해 사골 지붕의 높이가 유의하게 낮았다. Arikan 등[7]은 30명의 부비동 CT을 분석한 결과 좌, 우측의 평균 LLL은 각각 3.77±1.20 mm, 3.41±1.13 mm로 좌측이 우측보다 길었으며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.
본 연구에서는 LLL 비교에서 좌측이 우측에 비해 길었으며,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. 성별과 연령이 LLL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일지 분석하였다. 남녀의 비교에서 남성에서 길었으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. 그러나 연령이 증가할수록 LLL이 감소하는 음적 상관관계를 보였다. 다중선형회귀분석 결과, 편측 중 좌측, 나이는 적을수록 LLL 증가 예측 인자들이었다.
대한민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갱신 기준으로 2019년 남성 연령대별 평균 키(cm)는 19~24세; 174.4±5.75, 25~29세; 175.1±5.56, 40~44세; 172.8±5.75, 45~49세; 171.6±5.82, 60~64세; 168.1±5.47이다. 여성의 연령대별 평균키는 19~24세; 162.7±5.31, 25~29세; 163.3±5.19, 40~44세; 160.5±5.15, 45~49세; 159.1±5.22, 60~64세; 155.5±4.95이다[8]. 저자들은 연령이 적을수록 한국인의 신장이 커져 키의 증가에 따른 LLL의 증가와의 상관관계를 추정하였다.
LLL 비교에서 좌측이 우측에 비해 보다 더 길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, 두개안면 해부학 연구에서 두개골의 비대칭은 성인에서 흔히 관찰되는 소견으로 아마도 초기 태아 발달과 관련될 수 있다[9]. 인간의 약 3분의 2에서 우측보다 좌측에서 보다 큰 두개안면(craniofacial)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[10]도 있어 본 연구의 LLL 비교에서 좌측이 우측에 비해 보다 더 길었는지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. 본 연구결과는 우측 부비동 수술 때 보다 좌측 수술시 뇌기저부의 손상 가능성을 암시한다.
뇌기저부 손상에 대해 LLL외에 부비동 수술 시 수술의사가 환자의 어느 편에서 수술을 진행하는지도 중요할 수 있다. 수술의사가 오른손 잡이인지, 왼손 잡이인지에 따라 수술 시 환자의 우측편에 혹은 좌측편에 있게 된다. 수술의사가 오른손 잡이인 경우 환자의 우측편에서 환자의 좌측 부비동 수술을 할 때 우측 부비동을 수술할 때 보다 더 쉽다[11,12]. 역으로 생각하면 환자의 우측 부비동 수술시 뇌기저부 손상과 같은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될 수 있다[11,12]. 수술의사가 왼손 잡이여서 환자의 좌측편에서 수술을 진행한다면 좌측 뇌기저부 손상 가능성이 보다 발생할 수 있다. 특히 수술의사의 부비동 수술의 초보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.
본 연구에서 몇 가지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있다. 첫째, 사골 지붕의 손상은 LLL이 무엇보다 중요한 인자이지만, 사판 측벽과 만나는 사골 지붕의 형상과 경사도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. 향후 이런 부분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수 있다. 둘째, 본 연구의 대상군이 296명으로 적은 수는 아니지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더 큰 규모의 연구가 요구될 수 있다. 셋째, 본 연구에서 LLL이 연령 증가에 따라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는데, 연령이 적을수록 한국인의 평균키가 통계적으로 커져 키의 증가에 따른 LLL의 증가와의 상관관계를 추정할 수 있으나 본 연구 대상군중 외래 진료만 받은 경우가 많아 외래 기록에 키에 대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그에 대한 정확한 연관성을 알 수는 없었다.
결론적으로, 한국인의 부비동 CT에서 양측 LLL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. 숙련된 의사일지라도 부비동 수술 전에 사골지붕의 비대칭 유무는 꼭 필요한 CT 체크 리스트이다. 사골지붕의 높이가 비대칭인 경우 부비동 수술 시 주의를 요한다.